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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노트

한달이 지나자 고개를 숙인 남자 _ 이장혁



단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단걸 좋아해야할것만 같은 책임감에

초콜렛을 맛있게 먹었다. 냠냠 쩝쩝 과한 감탄사까지 더하며,

그런데 내게 남은건 최책감이다.

책임감이 죄책감이 되었다.

내가 느끼는 모든 죄책감은 책임감의 귓속말이다.


어제는 일찍잤다. 아침에 늦게일어난다. 죄책감을 느낀다.

늦게자고 일찍일어나야할것같은 책임감으로 부터 온 답장은 죄책감이다.

죄책감 책감 책감 색감 책감 색감 책감.

지금내가 무얼 쓰고있는지도 모르겠다.

타자기 하나하나에서 죄책감이 들리기 때문이다.

내가 해야할건 글쓰기가 아니다. 주절거림이 아니다.

해야할걸 하지않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손끝이 잘 아니까.


허나 자명한 사실은 죄책감은 열정을 이길수없다는 것이다.

열정은 감정을 낳지 않는다.

결과를 낳는다.

열정은 현실이지만 죄책감은 비현실이다.

그러나 나는 죄책감에게 정이 간다.

비현실이라서는 아니다.

부모없는 고아라서가 아니다.

진실이기때문이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부엉이는 죄책감을 느낄까?

제 자식을 혹은 어미를 잡아먹는 배은망덕한 곤충과 동물은 최책감을 느낄까.


열정으로 움직이지만

죄책감을 그리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나도모르게 구석으로 머리를 박는다.

구석이 들판이 될때까지 머리를 박겠다.


어릴땐 노란색이 제일좋다고 그렇게 자랑하고 다녔대.,

내일은 어리고 싶다..

문득 금성에 가고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