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무노트

쿠키 조각보 지진에서 살아남기 _ benjamin clementine


20150211


이천십오년이 두달이 지났다.

그동안 그는 모든걸 이미지로 느끼기위해 노력했고 그무엇도 적지않았다.

색과 대화하고 종이와 종이 사이에 숨고

안료로 머리를 감았으며 붓으로 이를 닦았다.

정말 이건 너무나 진이 빠지는 과정이지만

그만큼 발전하기도한다는 사실에

왼쪽 입꼬리를 올리고 십센치 아래 보조개가 들어가면서 반대쪽 눈썹이 떨린다


문이 열리는소리과 대나무, 무너져내릴듯 주름을 파고드는 피아노.

아름다운 도입부를 위하여

지금이 그의 인생의 도입부라면, 아니 만약 기승전결이있다면

결인지 승인지 작가의 말을 적을때즈음 알수있게되겠지만

그가 바라는것은 절대 재판을 찍고싶지는 않다는것이었다.

멀리 보이는 가로등을 저건 생명의 빛이야. 하늘의 계시야

너무나 아름다워 내모든걸 주고싶어 하던때 그때, 뱃속에서 나오던 바로 그순간.

그는 지금 그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두렵다는 다시 면봉에 묻혀 꿀꺽 삼켰다.


나는 그의 정수리에 산다.

일주일전엔 하마터면 미끄러져 헤어질뻔했다. 그의 쇄골이 깊어서 다행이다.

며칠전엔 멋드러지게 가지를 쳐내는 정원사를 쳐다보는 그를 쳐다보았다.

테이프를 한웅큼 칭칭 감아버리고싶을 만큼 처량한 눈빛이었다.

팔꿈치로 정수리를 세번 쿡쿡 찔렀다. 정수리에 살고있는 사람으로써 할말은 없지만

구렛나루까지 잡아당기고나서 그는 눈길을 돌렸다.

그는 참 미련하다.


16022015


시간을 기다리며 마음을 세는 중이다.

줄리델피와 에단호크가 말한다. 창틀로 바람이 들어온다.

지금부터 감정은 없이 글을 적을 계획이다. 가능할까.


문이 삼십오도 열린다. 영층으로 걸어내려가며 계단에 회색가방이 부딫치는 소리가 들린다.

트램을 탄다. 세정거장후 다시 트램을 탄다.

누군가 중국인이냐고 묻는다. 아니라고 대답한다.

여섯정거장후 걷기 시작한다. 구십칠퍼센트가 같은 방향으로 향한다.

이동네는 원래 조용한 동네인데라는 말을 듣는다. 고개를 든다. 이어폰을 귀에꼽는다.

벤자민 클레멘타인의 음을 듣는다. 자켓 단추를 잠근다. 남색 목도리를 만진다.

머리를 다섯번 긁는다. 구미베어까지 다섯명이있다.

네명. 세명. 두명. 한명. 2102. 영어이름옆 당당하게 한글로 이름을 적는다.

야, 야. 야? 야. 목걸이를 들고온다. 그를 만난다. 다시 걷는다.

나는 떨린다 말한다. 그는 더 떨린다 말한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숨을 쉰다.

오유로 주고 재료좀 살께 라는 말을 한다. 나와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손톱좀 깍아야겠어, 그래 손톱좀 깍아라. 그래


잠이 오지 않는다 말한다. 암스테르담에서 온 튤립뿌리 네개를 굽는다.

아무도 대답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