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공간에 정이 떨어져 도망치듯 벗어나고싶다는 욕망을 생전 처음 느꼈다.
할말이 많을것 같아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러 들어왔는데 백지가 된다.
백지가 된다는건 이런거구나. 이것도 생전 처음 느낀다.
결국 연락을 했고,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을했다.
저녁을 산다는 조건을 걸었고 어버이날 기념이라는 쪽지를 썼다.
쪽지를 읽자마자 그녀는 밖으로 나왔다. 마치 그녀가 벗어나고 싶었다는 듯.
하지만 그녀는 벗어나고 싶은게 아니라 보고싶었던 것이다.
나는 벗어나고 싶기에 뛰쳐나가지 않고 이렇게 글을 쓰고있다.
무언가를 하고싶다는 무언가를 하고싶지 않다는 욕망보다 강하다.
예를 들면 하기싫어 하기 싫어라고 느끼면서 우리는 그 하기 싫다는 일을 대부분 하고있다.
하고있으면서 하기 싫다고 마음속으로 되새긴다 하기싫어 하기싫어실허싫어
그러나 하고싶은일은?
하고싶단 생각이 들면 대부분 한다.
먹는다. 자고싶어 잔다. 이성을 찾는다.
우리는 하고싶다는것에 대해서
행동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증거일까?
하고싶지 않은걸 하지않는 자유?
해야만 하는걸 하는 자유?
나는 슬픔을 느끼는게 기만이고 동시에 사치라 느꼈다.
어떻게 지금 내가 슬픔을 느낄수있지? 지금 너를 봐. 너자신을 돌아봐. 복에겨운 놈아.
내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가 내손으로 자물쇠를 잠구고
반대편 창을 향해 세발자욱 걸어가 밤하늘 낮은별에게 열쇠를 던지는 생각이었다.
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유롭지 않겠다 스스로 선언했다.
그렇게 나는 이 공간에 갇혔다.
천장은 하얗고, 부엌과 화장실이 있고 침대쇼파가 있으며 루돌프 조명도있다.
언제나 술취한 노래가 나오고 아트바젤 도록이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있다.
따뜻한 물이 나오진 않지만 수압은 꽤 괜찮은 편이고, 누구하나 방해하는 곳없는 적당한 위치의
2층이니까. 밖으로 나가면 바로 이마트 짝퉁이 있고 주차장도 넓직하고 초를 켜기위한 라이터도 있다.
백걸음만가면 도서관이있고 그옆엔 공원이 있다.
창밖으론 에곤실레 집이 보이고, 반대편엔 호퍼의 가로등이 보인다.
아무래도 소용없다.
나는 몰라도 이렇게 자음과 모음을 적고 있는 손끝은 알고있었다.
왜 항상 손에 땀이 나는지 몰랏다.
1984년 4월 4일 19시44분이 그이유를 알았고 눈물은 그대로 굳었다.
삐리릭,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와 함께. 그것도 아주 경쾌불쾌쌍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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