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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트

내게 거짓말 하지마 12




- 오랜만에 누군가와 오랜시간 한공간에서 단둘이서 시간을 보냈다. 

차안은 답답하며 이상하다. 동시에 시적이기도하다. 여행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때문이라 생각된다.


- 컵라면 먹는소리가 들린다. 함께있는 사람이 컵라면을 먹는데 뭔가 뱃속이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변태같지만 솔직한 감정.

면과면이 닿는, 입술과 컵라면용기가 닿는 , 국물과 침이 섞이는 , 다양한소리가 들린다. 마치 하루키의 굴튀김에 대한 에세이을 읽었을때의 기분이다

묘하고 신기하지만 거대하게느껴지고 결국엔 꺼림찍한.


- 오랜만에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린다. 줄곧 집에서만 그것도 바닥에 앉아(마치 조제처럼) 그림을 그리다가 팔을 크게쓰고 넓게 보려하니 큰 평원에 있는 기분.

작업실 앞 건물을 헐고 다시 공사중이다. 투덕투덕 돌아가는소리와 음악소리가 오케스트라를 만든다. 내그림도 이랬으면하는 바램이 든다.

나무토막 나무토막 나무토막 나무토막 나무토막 나무토막. 토막토막나는 듯한 음감과 리듬감.


-작가수첩'을 읽고있는데 그 깊이에 숨이 턱턱막힐지경이다. 오랜만에 지인들에게 장문의 문자로 문구를 적어 보낸다. 하지도 않는 짓이라 부끄럽지만

그래도 뭔가 뿌듯하다. ( 답장은 없다. 오글토글 해서 그런가보다. )


- 아침부터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쇼핑'을 한다. 인터넷으로 사는거야뭐 책하고 화장품 밖에없는데 이번엔 스승의날 선물도 추가다. 

어버이날을 생각하지않고있다는 점이 약간은 슬프다. 동시에 찾아오는 부끄러움.


- 격일 오후 4시반이되면 집을 나선다. 오늘은 반복된다기보단 기분이 설레는데 날씨탓인것 같다. 그리고 떠오른 그의 두려움, 표정.


- 부탁받은 그림을 그리고있다.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를 간간히 읽으며 영감과 흐름을 읽혀야겠다. 

꽃가루 소나무가루가 많은날씨 사과하나로 아침을 달랜다. 진하게 끓인 보리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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