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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시인의 책상 _ duffy

 


- 그들에게 와닿는 책상과 내가 느끼는 책상이 비슷해서 놀라기를 여러번. 이런게 생각이겠지.


- 내가 훌쩍일 때마다 상은 끼익하는 소리를 냈다. 지금 생기는 불협화음을 두고두고 잊이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다.

고급스탠드는 켤때마다 놀랄만큼 밝은 빛을 쏟아냈지만 그 밝음이 어색해서인지 잘 켜게 되지 않았다. 책상위에 놓인 물건들에는 도무지 손이 가지않았다.





- 책상에서 엎드려 잠을 자는게 그렇게도 좋았다. 나는 누나의 신병에 대한 부모님의 대화를 엿들으며, 누나는 신엄마를 따라 떠낫다. 나는 눞고 엎드려야했다. 

매번 이런 소모전으로 내가 빌린 공간을 방해받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곳은 남자혼자서는 방을 잡아주지 않는 곳도 많다. 자살.


- 작가도 책상물림을 늘 때려치우고 싶어 한다면 내말이 지나친 걸까? 


- 부모님은 헤어졌다. 나는 홀가분 했던가. 그랬던것 같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 사회에 나가면 안다. 나만이 앉을 수 있는 책상 하나를 얻기가 그토록 힘든 일이라는걸.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기에 나는 노력하지않는다. 


- 모든언어는 시래한 침묵의 한 형태에 불과하니까. 어떤 책들의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문장을 읽고나면 죽는 느낌이 든다. 무언가 죽는 느낌

어떤책들은 일부러 마지막 몇페이지를 안 읽고 놔둔다. 이상하고 아득한 그런 느낌이 좋다. 그런책들은 그런데 드물고 또 멀다.


- 슬럼프는 매번 겪는 것이고 슬럼프에서 벗어날것 같다는 희망도 매번 겪는 것이다. 몇달간 대단한걸 쓸것같아. 서머싯몸은 말했다. 작가는 창에 등을 돌리고 앉아야한다고.

보르헤스는 말했다. 밤에도 밤이고 낮에도 밤이라고. 침대에서 시를 쓰면 항상 이런 식이야. 처음엔 일단 자는 거야. 자면서 좋은 문장을 떠올려보는거지.

엄마, 엄마는 안방에 들어가계세요. 알겠어, 귤이랑 두유랑 챙겨드려라. 초인종이 울렸다. 내가 작가님이라고 부르고싶은데 나를 작가님이라고 부르니까 뭐라고 불러야할지.

나는 엄마한테 제발 좀 나가달라는 손짓을 한다. 손짓을 너무 격하게 해서 사진작가가 나를 불효자라고 생각할것 같다. 테드휴즈는 강단에 서서 글을 쓴다. 

하루키는 8시에 자고 새벽4시에 일어나서 글을 쓴다. 마르케스는 자식들이 학교에 갔을때 글을 쓴다. 

유명한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작업하는지 찾아보는 일은 때때로 유명한 사람들의 작품을 읽는것보다 즐겁다. 항상 슬럼프에. 따라할것이 필요하기때문이다.


- 새소리를 운다고 표현하고싶지않은 순간이있다. 새는 우는 것이 아니다. 지저귀는 것이다. 우는것은 당신의 몫이다.


- 황금빛으로 빛나는 책상 위를 바라보았다. 그럴때면 새겨놓은 이름과, 한때의 사랑과 우스꽝스런 낙서와 그림들이 떠올라, 세상이 다 찬란해졌다. 나는 그시간을 사랑하였다.

그것은 책상만의 시간이었다. 그저 나는 책상에 앉아있는 사람이었다. 


- 시를 쓰며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뜻일까. 그러한 좋음을 넘어서는 어떤 내밀함. 선물에 마음을 담는 일이 아니라 단지 선물을 완성하는 일에 불과하다. 

모두 빌라의 계단을 관리하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동의 광기로 바뀌는데엔 일주일도 채. 관계속에있는 한, 경국 그 안도감은 다시 불안으로 바뀔것이다.


- 고작 이정도구나. 너라고 대답하고 말았던 그날. 성취감과 무력감을 동시에 느꼈다.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무력감을 견뎌내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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