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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내이름은 빨강 _ amiina




- 내이름은 빨강을 읽고있다. 이책이 좋은점이란 같은 동양이라는점. 그리고 그림을 그린다라는점이다.

한국에서 그림을 그린다는건 어쩌면 이미 서양그림 이야기에 익숙하다는걸 의미하기도한다. 일제시대 미술교육을 수용한 잘못이라고 변명할수있을까

아니라 생각한다. 분명 변화할수있었을것이고, 변화의 바람은 끝없이 불어왔다. 단지 수용하지 않았을뿐이다. 수용해야할까? 수용하지말아야할까?

그것은 끝없이 확대해석될 좋은 소재이다. 내이름은 빨강은 이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있다.


- 그림과 사람은 많이 닮았다. 내이름은 빨강을 읽으며 그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그림은 내게 더 큰 소리를 치기도한다 사람들보다.






- 마저 읽어야한다는게 아쉽다. 이책은 여기서끝났으면하는 그런 책이다.

- 빨강으로 살아간다는것 색으로 살아간다는것. 그것에 대한 느낌은 새로운 관념이다. 피아노소리가들리는듯하다. 바람이 많이불어 들어온다.

- 점점 소설에 적응되고있는듯한 기분이다. 읽는데 적응된다는건. 읽힌다는의미이기도하다. 오랜만에 소설로 빠지는기분은 좋다.


- 왕서의 저자 페르도우시가 가즈니에서 마흐뭇 황의 궁정 시인들에게 촌놈이라고 무시당한 후, 첫 3행의 각운을 맞추기가 너무나 어려워서 아무도 완성하지 못했던 4행기의 마지막 구절을 읆었을때, 나는 페르도우시의 카프탄 위에 있었다. 왕서의 전설적인 주인공 뤼스템이 사라진 말을 찾으러 먼나라에 갔을때는 그의 화살집위에 전설적인 거인을 멋진 거인을 멋진 검으로 두동강 냈을때는 거인의 낭자한 피속에 뤼스템이 머물던 궁전에서 아름다운 공주와 사랑을 나누며 밤을 보낼때는 그들이 덮었던 이불의 구김살 사이에 있었다. 나는 어디에나 있었고 지금도 어디에나있다. 투르가 동생 이레치의 목을 야만적으로 내리쳤을대, 굼 같은 장관을 이룬 전설적인 군대가 초원에서 전투를 벌일때, 일사병에 걸린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름다운 코에서 반짝이는 피가 흘러내릴때, 나는 거기 있었다. 요일마다 먼 나라에서 온 각기 다른 미녀와 각기다른 빛깔의 돔아래에서 밤을 보내며 그녀들이 해주는 이야기를듣던 사산 왕조의 샤 베흐람 귀르가 그림을 보고 사랑에 빠진, 화요일의 미녀의 옷자락에도 나는 있었다. 쉬린이 그림을 보고 사랑에 빠져 버린 휘스레브의 왕관과 카프탄에도 나는 있었다. 성을 에워싼 군대의 깃발에, 만찬의 식탁보에, 술탄의 발에 입을 맞추는 대사들의 벨벳 카프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칼에도 있었다. 우샥산 카펫, 벽장식, 비녀들이 고개를 숙이고 창문틈으로 거리를 구경할때 입고 있던 블라우스, 싸움닭의 볏, 전설의 나라에서 자라는 전설의 과일과 석류, 악마의 입, 액자 테두리의 가느다란 선, 천막의 구불거리는 장식들, 세밀화가의 취향에 따라 그려진 맨눈으로는 겨우 볼수있는 꽃들, 설탕으로 만든 새 조각과 버찌로 만든 새의눈들, 목동의 양말, 전설에 등장하는 새벽과 수천수만의 전사들, 왕과 그의 애첩들의 시체와 상처를 표현하려고 하는 잘생신 견습생과 장인들의 눈길을 맏으며 나는 인도와 부하라에서 온 두꺼운 종이위에 가는 붓으로 칠해졌다. 피가꽃처럼 피어나는 전쟁터에, 미소년들과 시인들이 들판에서 포도주를 마시며 음악을 들을때는 가장 훌륭한 시인의 카프탄 자락에, 천사들의 날개와 여자들의 입술에, 시체들의 상처에, 그리고 목이 잘려 피투성이가 된 머리에 칠해지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당신들이 던지는 질문을 들었다. 색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색은 눈길의 스침 귀머거리의 음악, 어둠속의 한개 단어다. 수천년 동안 책에서 책으로 물건에서 물건으로 바람처럼 옮겨다니며 영혼의 말소리를 들은 나는 내가 스쳐 지나간 모양이 천사들의 스침과 닮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여기에서 당신들의 눈에 말을 걸고있다. 이것이 나의 신중함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 동시에 나는 공중에서 당신의 시선을 통해 날아오른다. 이것이 나의 가벼움이다.

나는 빨강이어서 행복하다. 나는 뜨겁고 강하다. 나는 눈에띈다. 그리고 당신들은 나를 거부하지못한다. 

나는 숨기지않는다. 나에게 있어 섬세함은 나약함이나 무기력함이아니라 단호함과 집념을 통해 실현된다. 나는 나 자신을 밖으로 드러낸다. 나는 다른 색깔이나 그림자, 붐빔 혹은 외로움을 두려워하지않는다. 나를 기다리는 여백을 나의 의기양양한 불꽃으로 채우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내가 칠해진 곳에서는 눈이 반짝이고, 열정이 타오르고 새들이 날아오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나를 보라, 산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를 보라, 본다는 것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다는것은 곧 보는 것이다. 나는 사방에 있다. 삶은 내게서 시작되고 모든것은 내게로 돌아온다. 나를 믿어라!

입을 다물고, 내가 얼마나 멋진 빨강인지 한번 들어보라. 색을 아는 세밀화가는 인도의 가장 더운 지역에서 온 최상품의 말린 빨간색 벌레를 절구에 찧어 고운 가루로 만든뒤 이 빨간 가루 5 디리햄을 준비단다. 물 3오카를 냄비에 담아 비누 물에 넣고 끓인뒤, 로토르를 물에 넣고 잘 젖는다. 그리고 맛좋은 커피를 한잔 마실동안 만큼 끓인다. 그가 커피를 마시는동안 나는 잠시후면 태어날 아기처럼 안달한다. - (중략) 아름다운 그림의 검고 흰 부분을 나의 충만함과 힘 그리고 생동감으로채우는 것은너무나 기분좋은 일이었다. 붓이 나를 종이에 퍼지게 할때는 온몸이 근질거리듯 즐거웠다. 이렇게 내가 칠해지는 것은 마치 이 세상을 향해 되라! 라고 하자마자 세상이 온통나의 핏빛 색으로 물드는 것과 같은 일이다. 나를 보지 않은 사람은 나를 부인하겠지만 나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 멋진 말 그림을 그릴때, 나는 바로 그 말이 된다.

- 멋진 말 그림을 그릴때, 나는 멋진 말 그림을 그렸던 위대한 옛 대가가 된다.

- 나는 멋진 말 그림을 그릴 대에만 나 자신이 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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