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노트

마지막이라는 세글자 _ chassol

애도가 2015. 9. 29. 21:35




또다시 그 세글자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슬픔이라는 두글자는 없다.

아쉬움이라는 세글자는 마지막이라는 세글자와 닮았다.


갈비찜이라는 세글자와 꽁치찌개라는 네글자와 민족대명절이라는 다섯글자를

타국이라는 두글자로 말한다.

나라는 한글자는 없고 너라는 한글자도 없다.

우리라는 두글자는 있다가 없다가 있다가 없다.


어둠이라는 두글자는 빛이라는 한글자를 따라가고

책이라는 한글자와 색이라는 한글자가 모여 영화라는 두글자가 되고

마음이라는 두글자는 기억이라는 두글자와 만나

그럼에도라는 네글자가 된다.


그 사이 춤이라는 한글자 다음,

끝이라는 한글자 다음, 아무도 없는 그곳로

어둠이라는 두글자는 빛이라는 한글자를 따라가는 중이다.

아무도라는 세글자처럼.


허무함은 늘 그렇듯 모든걸 지배한다. 아쉬움도 그렇고. 우리는 이곳의 날씨가 점점 좋아지는게 싫어졌다.

테이핑을 하고 택배를 보내는 행위는 세상이 끝나는거 같은 기분이다.

택배보내기는 정말 두려운 것중 하나다. 그안에 담긴 모든게 잠깐 사라졌다 다시 어딘가 다시 등장한다는것이

마술 같다. 해리포터 벽난로 순간이동 처럼.

좋게생각하자.

모든게 그리워지기전에 서둘러 도망치자.

달려가야 한다. 낯설어야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니어야 한다. 우리는 또다른 우리가 되어야한다.

무엇이든 되지않을 자유를 찾아서.

또다시.